말은 늘 의무감과 오만함 사이에 있다. 말을 하지 않는 것과 과한 말 중에 어떤 것이 더 부끄러운 지는 여전히 고민이 된다. 그래도 돌아보니 흔하지 않은 경험들을 했고, 덕분에 일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다. 행동과는 별개로 다양한 시선은 사회와 개인에게 늘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. 그래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.

수년간 이런저런 글을 여기저기 남기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다면, 나는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주기적으로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. 글을 좀 공개하자 마음먹고 흩뿌려진 글들을 정리하다 보니 로그 형식보다 맺음이 있는 책이 더 어울리는 듯 하다. 여러 글을 권 단위로 묶어 내면 글과 글 사이의 공개 주기가 좀 길어도 부담 없고, 연관 있는 여러 글을 같이 읽기도 편하다. 주기를 채우기 위해서 굳이 재미 없는 글을 적을 필요도 없고 말이다.

적을 이야기의 제목을 쭉 적고나니, 공통되거나 먼저 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다. 다 정리하니,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 3개 정도의 큰 이야기에 딸린 이야기가 10개 정도다. 이 정도면 적당한 내용에 적당한 시기라 묶어서 내놓는다.

라고 열심히 적었지만, 돌아다니다 보면 들리는 헛소리가 짜증나서 적는 것일 수도 있다.